나의 이야기

학마을 --- !

woody7553 2011. 4. 6. 23:15

학마을 --- !

작은 마음이 항상 질퍽한 감동으로 찾아 든다. 다시 제발된 집사람의 "역류 성 위궤양"을 고통 없이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인지? 

내시경 검진 CT 촬영의 비용과  더 큰 병의 발견 시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인지? 몸은 자주 아프지만 병원 처방에는 익숙하지 못한 집 사람의 걱정이 노오란 한숨 되어 발산 된다.

 

이승모 내과에서 "역류 성 위궤양" 안정제 일주일분을 손에 쥐고 생각 없이 찾아든 선동(상현)학 마을엔 오후 4시의 태양이 기다림 없는 시절인연을 무심히 내려다본다. 그곳엔 몇 마리의 학(鶴) 신선처럼 물위를 거닌다.  고통의 현실을 벗어난 또 다른 평화로움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부산시는 이곳 회동수원지의 금정구 선동 상현마을~신현마을~오륜새내마을~오륜본동마을~회동 댐으로 이어지는 9.5km구간의 수변 산책길을 조성해 작년 2010년 1월05 일부터 45년여 만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하게 된다. 회동수원지는 1946년 회동 댐이 축조된 뒤 1964년부터 금정구, 기장군, 양산시 일원을 상수원보호 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며 그동안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여 온다. 그 결과 우린 1년이 지난 지금 선동 학 마을과의 시절인연 임을 스스로 자조 섞인 웃음으로 인식하게 된다.

산책로는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 길로 선동 상현마을에서 회동 댐까지 평균 2시간 정도 걸리게 조성되어 있다. 구서지하철 역에서 선동 상현마을까지 마을버스 3-1번이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며 오륜 대 까지는 장전지하철 역에서 5번 마을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 된다.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롭게 설정되어 있다.

 

길게 뻗은 모래톱 선동 학 마을의 비경이 얼마 남지 않은 오후의 태양 아래 산그늘지고 있다. 그동안의 겨울 가뭄으로 회동수원지의 수량이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비가 와야 하는데 --- ! 모두의 바램 이다. 평화롭고 잔잔한 선동 학 마을의 모래톱이 손에 잡힐 듯 정답다.

모래톱 끝 물위에는  힌 수염을 날리며 하얀 두루 막을 걸친 신선이 나타나 가볍게 나르듯 물위를 달리는 환상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그것은 형상 없는 공(空)함이 물위를 스치는 바람이 된다. 청량하여 비운 허허(虛虛)로움이 가슴속에 피어나는  박하 향에 취한다. 

 

" 아픔이 없는 세상은 없는 것인가 ? "

보왕삼매론은 말하고 있다. "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선지식은 말씀하기를 병고로써 자신을 일깨우는 좋은 약으로 삼으라 하신다. 스스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 고통은 삶 자체를 포기하게 하는 불행한 것이다. 쪽빛 맑은 물속의 모래톱에는 작은 소망 재두루미 철새들의 소박한 평화로움이 있다.

법정스님은 그의 책에서 말하고 있다.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 꽃이 있다. 모두 다 꽃씨를 지니고 있다.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면 그 꽃을 피워낼 수가 없다. 하나의 씨앗이 움트기 위해서는 흙 속에 묻혀 고통도 장애도 참고 견디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바세계, 참고 견디는 세계라는 것이다. 여기에 감추어진 삶의 묘미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극락도 지옥도 아닌 사바세계, 참고 견딜 만한 세상, 여기에 인생의 묘미가 있다.(산에는 꽃이 피네 법정스님 수필집)

물결은 내 마음 되어 멀리 오후의 산그늘 물드는 산자락으로 달려간다. 학 마을의 고고한 재두루미 되어 선동의 아름다운 비경 속을 한없이 비행 한다. 아픔 없는 안정된 작은 마음 그 속에는 항상 감동으로 채워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제사 우린 긴 비행을 마치고 노을에 비친 금빛 물가에 내려앉는다. 아픔도 없고 고통도 없는 신비의 세계다. 움직임을 그쳐 그침에 들면 그침이 다시 큰 움직임으로 돌아오니, 오직 양변에 머물렀거니 어찌 한가지임을 알 것인가 ?

 

안정된 마음이란 본래의 순수한 자기이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 역으로 순간순간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죽음도 두렵지만 녹슨 삶을 더 두려워함이다. 그곳은 모든 것을 허물어지게 한다.  돈도 명예도 아닌 내 본연의 영혼을 맑고 청량하게 가꿈이 더욱 선결 과제 이다.

옛말에 학처럼 고고하며 백로처럼 깨끗하게 살라는 말이 있다. 욕심 없는  청빈함이 만인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소식(小食)으로 병 없고 오래 살며 청초하여 맑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 가슴속에 일고 있는 뭉게구름은 희망인가 솜사탕 인가 ?


돌아오는 길은 아내의 따뜻한 손이 깍지 끼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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