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길용의 봄눈 --- !!

woody7553 2010. 2. 19. 23:26

 

물에 비친 가지엔 봄 내음이 풍긴다. 간밤에 내린 눈은 온 천지를 새하얗게 물들이고 아직도 하늘은 잿빛으로 하얀 눈을 훝날린다.  내일은 2010년의 구정(舊正)이다. 그럼에도 뭔지모를 서글픔이 힌빛의 소박함 속에 저만치 건너지 못하는 오후의 강(江)이 되고 만다.  나는 지금 무었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 떨리는 가슴이 좀체 진정이 되지 않고 있다. 단지 봄 나물 처럼 풋풋한 향기로운 체취가 시절 인연되어 너무 그리울 뿐이다.

 

한동안의 침묵 속에  시절 인연을 기다리는 물가의 잡목 위에 솜털 같은 하얀 눈꽃이 피었다가 녹아 내린다.   사연 있는 극락교의 아래 작은 저수지에는 하루에도 천개의 달이 뜨고 진다.  사랑 할수 있음에 이 가슴이 찢어진다.  차거움이 짙게 녹아 내리는 처마 끝의 쌓인 눈을 등지며 2사람의 스님이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그중에 한분이 흡사 미국인 스님 같다.  순간  침묵 속에 그윽한 눈으로 말한다. " How are you Monk ? where 're you from Sir here Tongdosa Temple ? "   영어로 질문이 나가는데  " 어디서 오신 분이신지---? " 한국말이 먼저 스님에게서 속삭이듯 들려 온다.

 

 

 

" 부산에서 왔습니다. "   가까이 다가서니 털모자를 머리에 눌러쓴 활달하며 Motion 이 큰, 이목(耳目) 구비(口鼻)가 외국인 처럼 생긴 이절의 (극락암) 주지스님 인듯하다.  그의 곁에는 젊은 수자 스님이 보위 하고 있다.  " 올라 가셔서 불 전에 참배라도 하시고 가시지요. "

가늘게 수척한 모습에 털 모자 밑에 번쩍이는 눈동자를 가진 외국인 모습의 주지승의 잔영이 왠지 이시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에게 뭔가의 명쾌한 답이 있을듯 하다.  " 이  무었인고 ?? "  풀리지 않는 화두(話頭)다.

 

아지랑이 오르듯  극락암 뒷편의 눈덮인 산에는 그새 하루를 견디지 못하고 하얀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온 산에는 차거운 겨울의 엄한 눈빛 속에 온화한 봄 기운이 자리 잡고 있다. 봄은 이제 기다렸다는 듯이 오는 것인가 ?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듯이--- !! 쌓이자 녹는것이 봄 눈 이던가 ?  잡으려면 사라지는 것이 연기 이던가 ? 풋풋한 여드름 자국 물 오른 사무친 얼굴이 던가 ?

 

 

 

 뿌연 하늘 처마 밑 모서리 지붕에는 쌓인 눈이 녹아 내 과거 업보의 회한처럼 눈물 되어 떨어진다. 그 소리 지척에 요란 하다.  마치 거대한 나무가 둥치체 쓰러지듯한 소리다. " 나는 지금 어디 쯤 가고 있는것인가 ? "   내 인생 스스로의 질문에 소리 없이 고개를 떨군다.   내 명예로움의 뒤에는 항상 참담함이 함께 했다는 사실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  잉크 자국처럼 번진 내 인생을 지우고, 좀더 좋게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심 호흡하는 두 눈위로 하얀 눈이 훝 날린다.

 

 

 온 산야에는 하얀 눈꽃이 피어나고 있다. 가지 마다 은빛 봄 눈꽃이 만발하고 있다. 마네의 아름다운 화폭 속의 작품이 되어 가고 있다.

채워진 가득함은 비워진 공(空)함과 다르지 않으며, 다 비운 공(空)함은 가득한 충만과 다름 없다 한다. 유위법(有爲法)은 다양하며 풍요로우나 끝내 유한(有限)하여 사라지게 되니, 양변을 버린 중도(中道)의 무위법(無爲法)으로 돌아 오게 된다,  과연 현상(現像)은 유한하여 공(空)함으로 돌아가고,  무위법의 공(空)함은 상주 불멸(不滅)의 참된 도리를 제시 한다.

 

2010년의 봄을 기다리는 시절인연이 눈 꽃되어 피어난다.  이 찰라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  붉은 태양 아래 비산하는  봄 아지랑이의 시절인연이 도래된다. 과연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현상(現像)은 유한(有限)한 것이다.

 

극락교 아래 작은 하늘에는 하루에도 천개의 달이 뜨고 진다. ---- !!!

 

감사합니다.

철산/이길룡.

2010/02/19.

 

 

 

 



아름다운 그대를.. /풀꽃 한명희
나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그대를 
사랑할수 있으면 
참 좋겠어요
이젠 바라만 보기엔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그동안 아플만큼 아파왔기에
이젠 
그대 만나면
아무 부담없이 
그대 사랑할수 있을것 같아요
그대를 그리워 했던 
시간의 필름들이
이젠
소중하게 느껴 지고
모든것이 
사랑의 이름으로 다가 오네요
그대라는 이름 
이젠 사랑할수 있을것 같아요
♣―‥ 정인편지지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