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가운데 위치하는 신세대 버스 정류장의 아침표정이 기다림에 지쳐 있다. 김해 강서지역이 부산으로 편입되면서 그동안 시골로 인식되던 외지 김해 강서지구의 소통을 위해 부산시가 각 지역을 순회하는 마을버스를 투입시킨 하단 종점이다. 08/29일의 목표 소리 없는 보배산의 아침은 이렇게 밝아 가고 있다. 꼬리를 문 각 지역의 마을버스들이 쉴새없이 들어왔다가 밀물처럼 나간다.
09:50분 출발의 10번 마을버스 주포리 행을 타고 약 30분에 걸쳐 이곳 종점 주포리, 마을의 3갈래 길이 갈라지는 법륜사 까지 들어온다. 한그루의 감나무가 우뚝 쏫은 절 앞에서 일행들, " 보배산" 들머리를 지도를 보며 확인한다. 부산시에 편입되어 그런지 이곳까지 왕복 6차선의 넓은 길이 그동안 외지의 시골길로 인식되던, 김해 강서, 각 지역으로 동맥처럼 도로가 뻗어나감을 확인 할수 있다. 어느듯 ----하단 종점에서 쨍쨍하던 했빛이 이곳에서는 비가 올듯 흐려지고 있다.
비가 올려고 하는지 전기 줄에는 제비들이 일렬로 도열한다. 비가 올려면 제비들이 낮게 나르며 먹이를 취하지 않고 전기 줄에 도열하며 쉰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 했다. 비는 오지도 않았고 --- ! 100년 전의 조명과 현대의 빛의 밝기에 의해 생존하는 동물들, 그리고 인간들에게 미래의 환경변화를 더욱 예측하기 힘든, 미로(迷路)에서 방황하게 한다는 보고서도 있고 보면, 제비의 동물적 감각, 일기예보도 빗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 허접한 웃음을 공허하게 흘려도 본다.
마을의 삼 갈래길을 지나 산밑 마을 쪽으로 붙어며 과수원이 있는 길을 통하여, 왼쪽으로 산밑을 파고드니, 노랑색 안내 깃발이 선연히 시야에 들어온다. 한참을 들머리 찾는데 방황하다가, 녹색의 숲속에서 밝은 현광 색으로 달려드니 묘한 기쁨으로 뭍혀 든다. 뿌연 흐린 하늘에서는 시원한 바람을 뿌려 주고 있다. " 가을 인가 ---? " 세월의 무상함이 가슴속 심연에서 밀려온다. 이봄이 가는 것을 보며 오는 여름은 결코 보내지 않겠다던 약속이,---! 벌써 가을의 문턱에서 배신하는 세월을 보며 혼자 한탄한다. " 어쩌면 그렇게 아무것도 한일도 없이 --- 이렇게 떠난단 말인가 ?? "
힘들여 찾은 " 보배산" 들머리 입구에는 한동안 찾은 등반 객이 없었는지, 잡초만 무성하다. 9월말까지는 이대로 무성하게 익어 갈 것이다. 최고의 무성한 정점이 바로 변환기(變換機) 이다. 그것이 우주 자연의 원리 이다. 비가 올듯하던 하늘은 또다시 하늘 문이 열려 강렬한 태양빛을 뿜어내고 있다.
무더운 열기 속에 땀은 방울방울 속옷을 적시고, 턱에까지 차오르는 숨결은 슬픈 노래처럼 나를 두고 파랗게 물들어 간다. 바로 앞에서 암꿩 한 마리 푸드득 소리 내며 하늘로 비상 한다. 흙속에 엎드려 있었던가 보다. "보배산"은 도토리 참나무, 그리고 소나무, 연달래 꽃나무가 지천에 깔린, 잡목이 많은 소담한 작은 산이다. 수많은 순한 동물들이 많이 살았으면 싶다. 그래야 실질적인 숨 쉬는 살아 있는 산이 되는 것이다.
페부를 씻어내는 헐떡거림이 지나고 평온 속에 찾아드는 한 조각 싱거러운 배 맛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고 --- 잠시나마 아름다운 날의 그 시간으로 몰입되는 시절 인연이 저만치서 눈짓한다. " 이 맑은 공기, 신선함이 찌던 떼를 씻고, 새로움으로 거듭나는 나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산에서 움직이는 우리 일행을 확인한다. 대단한 박력이다.
제대로 바른길로 오는 것인지 ---? 여산 회장 지도를 보며 몇 번이고 확인하고 있다. 강서 "보배산"은 이렇게 소리 없이 숨어 있는 산임을 확인한다.
반면에 어디 던지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사나이 서총장 --- ! 힘을 북돋우고 있다. 좀 별난 고집 빼고는 그에게는 적(敵)이 없다. " 보배산"으로 가는 숲속의 밀림은 알려지지 않은 극도의 신비만큼 한걸음 한걸음이 신중하다.
만만챦은 가파른 산이다. 높이는 480m이지만 김해의 산은 삼각형으로 솟은 산이 많기에 가파름의 경사가 심하다. 낙동강의 수면과 거의 같은 표교에서 오르므로 일부 해발의 수치를 먹고 들어가는, 타산(他山)에 비해 약 300m는 플러스해야 한다. 즉 480m이라면 실질 (표교)해발은 780m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400m 고지에 나타나는 그림 같은 풍경이다.
돌과 나무, 자연의 공생(共生)이 서로 사는,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고, 사람이 함께하는 풍요로운 세상은 삼위일체가 순환하는 지상의 천국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자연을 훼손하며, 순한 짐승들을 죽인다. 자연은 이렇게 아름다운 그 자체로 영원히 남아야 한다.
400고지에서 내려다보는 강서지구가 신도시처럼 거대한 모양으로 발전하고 있다. 가덕도의 잔잔한 바다와 우람한 섬이 바로 눈앞에 위치하고, 부산 신항, 물류야적장, 운송도로, 그리고 그 옆의 가거대교가 오른 쪽 잘 가꾸어진 골프장을 관통하며 멀리, 힘차게 뻗어 나간다. 무한한 발전의 잠제력을 가진 강서지구를 한눈에 본다.
"보배산"의 정상 바로 밑의 비옥한 능선에 가지 많은 한그루 소나무, 풍진 세월의 무게가 조용히 전달되어 온다. "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라는 옛말이 생각키 운다. 태풍과 엄동설한 추위에도 견디어온 모진 세월이 아프게 전달된다.
드디어 일행들 정상의 " 보배산 "에 첫발을 얹어 놓는다. 오늘 더위 속에 유난이 땀도 많이 나고 숨가뿜, 속에 힘든 산행 이였던 것 같다. 흡사 황량한 미개척 목초지 아래, 하늘 뜨 받힌 삼발이 교수목이 타들어가는 서쪽 녘의 을시년스러운 광경을 연출 하는 듯하다.
숨은 듯 조용한 " 보배산 "의 정상에는 무성한 잡초가 짙어가고 --- 오랫동안 등반객의 출입이 없었는지, 휴식년대의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처녀지 같은 등반 코스이다. 과거 같으면 접근 자체도 불가했을, 외지의 등반 코스다. 그것이 부산시에 편입되므로 하여, 논밭의 농노가 왕복 6차선의, 접근이 용이로운 도로가 개설되고, 하단을 출발, 종점으로 하는 마을버스들이 대거 투입 되어, 각 지역을 순환하기에 가능한 것 이다. 근교산의 강서지구는 이렇듯, 이제는 부산과 가까운 것이다. 정상의 " 보배산 " 산정기(山精氣)를 페부 깊숙히 마셔본다.
하산 길은 남서쪽 가덕도가 위치하던 방위각, 그쪽으로 뚫린 길을 하염없이 찾아 내린다. 흡사 울창한 수목원의 " 이벤트" 가 일행들 앞에 대기하듯 숲속의 녹색 장원이 무한대로 펼쳐진다. 낙엽이 두텁게 깔린 능선의 호젓한 하산 길에는 봄이면 아름다운 꽃, 하얀 연달래 꽃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나며 일행을 반긴다. 길 다란 하산 길은 즐비한 숲속의 수목원을 통과하듯 하염없는 보행이 계속된다. " 아름다움을 외면하는 이는 세상에 없다. 그것은 개인이 가지는 기본적인 본성이다."
이게 왠 일인가 ? 하산 길에 만나는 8월말의 진달래꽃이다. 3월말의 손등 터지는 추위 속에 피는 꽃이다. 이 더운 8월에 피는, 계절의 감각을 잃은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인위적 빛의 발광에 의한, 100년 전의 자연 빛과, 현제의 인위적 빛의 감각상실로, 모던 생물들이 미로(迷路)의 길을 헤메게 된다는 학설이 두려운 것이다. 동해에서 낚이던 오징어가 서해에서 낚이는 원리와 같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순수한 인간 본연의 마음이기에 그 마음은 거슬릴 수 없다. 속일 수가 없다.
수목원 같은 숲속을 지나 대나무 숲의 서늘함을 느끼며 불현듯 눈앞을 지나가는 임도를 보며, 내려 선 곳이, 동쪽으로 아담한 절이 보이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우람한 느티나무, 비대한 몸통을 들이밀며 좁은 길가에 다소곳하다. 절과의 사연이 있는 듯, 정기(精氣)가 서린 범상챦은 나무임을 바로 자각한다.
김수로왕이 허 황후를 위해 지었다는 흥국사이다. 경내에는 조용한 염불소리 목탁 위를 매끄럽게 구른다. 스님의 백중 영가기도가 경내를 조용히 적셔 주고 있다. 발밑에는 무조건 좋아 기어 다니는 어린 강아지가 발밑을 한사코 사랑하며 구애한다. 평화스러운 분위기 이다. 허 황후의 넋인가 ? 처마 끝엔 인도 백일홍, 배룡나무, 일명 부처 꽃의 빨간 멍울이 한낮의 무더운 8월을 붉게 태우고 있다.
꽃잎과 꽃이 결코 만나지 못한다는 상사화(想思華)가 돌아 나오는, 절 모퉁이 길가에서 애잔 하다. 차라리 이 더위의 8월에 붉게 높게 타 올라라 ---- ! 흥국사에서 길게 내려오면 약 30분 만에 명동이라고 쓰여 진 표지 석을 발견한다. 이곳이 강서구 명동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보배산"의 맛 집 기행은 “땅”이라고 쓰여 진, 이집을 선택하기로 한다. 분위기도 좋고, 순두부가 유명하며, 여인들이 친절하다. 이집의 맞은편에는 20분 간격으로 부산 하단으로 진입하는 마을버스도 대기한다.
이집의 단골메뉴 순두부 찌게, 그리고 맥주와 소주로 일행들 더위에 익은 8월의 갈증을 풀어 본다. 오늘 올랐던 " 소리 없는 보배산 "의 잔영이 파노라마 되어 스쳐 지나간다. 맛 집을 나온 일행들 15시25분의 부산 하단행의 마을버스에 몸을 기댄다.
오늘 우린 또 가는 곳이 있다. 남천동 10,000짜리 좀 비싼 막걸리를 마시기 위해 지하철로 잠입 한다. 어디선가 귓전에 낯익은 음악이 소음 속에 들린다. 분주한 지하철역엔 무표정한 얼굴들이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고 있다.
감사합니다. 형제들 건강 하세요 ^^ *---!!
철산 배상
09/08/31
이코쿠노 소라니 키에타 히토
異國の 空に 消えた 人
이국의 하늘로 사라진 사람
아아아아 오오사카 쿠우코오 마치아이시쓰
ああああ 大阪 空港 待合室
아아아아 오오사카 공항 대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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