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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양산캠퍼스 어떻게 돼가나 ?

woody7553 2011. 3. 8. 12:01

부산대 양산캠퍼스 어떻게 돼가나
2개 산학단지 8년째 '벌판' … 인구유입·경제부흥 하세월

- 미래산업 각광 실버·첨단 산단, 투자하겠다는 민간 업체 없어
- 병원 개원에 유동인구 늘었지만 정주권 형성은 기대에 못미쳐
- 첨단산단 부지 골프장 활용안, 양산시·주민 반발 부르기도

부산대학교가 양산시 물금읍 양산신도시에 제2캠퍼스를 착공한지 8년이 지났다. 부산대의 양산캠퍼스 착공은 이렇다 할 지역발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양산으로서는 가뭄 끝에 단비와도 같았다. 종합병원에다 의생명계열의 대학캠퍼스, 첨단산학단지, 실버산학단지 등 양산캠퍼스의 마스터플랜은 지역발전의 중심축으로 지역민의 기대를 받았다.

이런 기대감은 시간이 흐르면서 잦아들고 있다. 캠퍼스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2개 산학단지는 참여업체가 나서지 않아 8년째 착공을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을 쾌척했던 기부자와 기부금반환을 둘러싼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부지대금조차 완납하지 않았다.

■착수 못하는 실버·산학단지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신도시 내 조성 중인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멀리 보이는 대학단지와 병원단지와는 달리 첨단산학연구단지 일대는 양산지역 야구동호인을 위한 야구장으로 임시 사용되고 있다.
부산대가 양산캠퍼스를 추진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것은 기존 대학과 병원 외에 궁극적으로 산·학·연이 연계되는 캠퍼스다. 양산지역 주민 역시 실제적인 인구유입과 생산활동이 이뤄지는 산학단지에 큰 기대를 걸었다.

대학 측은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 실버산업과 의생명 관련 첨단산업단지를 대학 캠퍼스 내에 유치하기로 했다. 특화된 캠퍼스를 만드는 목적도 있지만 캠퍼스 조성재원 마련을 위한 수익구조 형태였다.

10만9340㎡ 부지에 추진하기로 한 실버산학단지의 경우 사업비 1600억 원을 들여 실버 관련 연구 및 산학협력시설, 노인주거복지시설과 부대시설을 갖추는 것이 골자다. 이곳에는 고령친화연구시설을 비롯해 노인심리 및 노인전문인력 양성센터, 400가구 규모의 실버주택, 요양 및 케어시설, 테마전시수목원, 생활문화·전문쇼핑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39만9610㎡ 규모의 첨단산학단지 역시 산학협동시설과 산학지원시설 등 첨단산업체를 유치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2개 단지는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국고지원 없이 민간업체가 전액 투자하고 투자금액에 따라 20~30년 운영권을 주는 BTO(민간투자사업)방식으로 추진했지만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다.

■거품 빠지는 캠퍼스 유치 효과

실버·첨단산학단지 조성이 지연되면서 지역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캠퍼스 내 병원 개원과 의학계열 대학원 개교로 유동인구가 늘어난 반면 정작 정주권 형성은 지역사회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05년 양산신도시는 양산캠퍼스 착공 특수로 5개 아파트의 분양이 성황을 이뤘지만 이후 5년째 분양이 없다. 양산캠퍼스 조성으로 인한 인구유입 효과가 미미하다는 반증이다.또 2009년 일반 주택지를 중심으로 건축 붐이 일었지만 병원 개원과 대학원 개교 특수에 맞춰 약국과 원룸 등이 들어서는 반짝 경기에 그치고 말았다. 주민 김화영(45·양산시 물금읍) 씨는 "유치 당시 처럼 양산캠퍼스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주민은 많지 않다"며 "캠퍼스의 절반이 황량한 벌판으로 남겨져 있어 도시미관은 물론이고 먼지 등으로 주거 환경마저 나빠졌다"고 말했다.

■부지활용 방안 논란도

실버·첨단산학단지 부지 활용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대학 측은 전체 캠퍼스 부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첨단산학단지를 한시적으로 9홀 규모의 골프장을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첨단산학단지의 유치가 어려우면 자연대 공대 등 부산캠퍼스의 단과대학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양산시의회 최영호 의원은 "당초 목적대로 캠퍼스가 사용되지 않는 것은 법적·행정적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민들은 양산캠퍼스 조성이 더이상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최대 현안이기도 한 만큼 주민 협의와 동의 없이 사업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산시 이성두 총무국장은 "부산대가 사업계획변경에 앞서 지역주민과 정·재계가 참여하는 범협의체 구성 등으로 여론수렴을 충분히하고 지역의 지원을 받아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양산캠퍼스 계획과 현황

- 전체 4개 단지 중 병원·대학단지는 순항

 
부산대 양산캠퍼스(조감도)는 양산신도시 전체구역 가운데 노른자위격인 정중앙에 터를 잡았다. 캠퍼스 전체 면적은 112만 ㎡이며 병원단지(16만5450㎡), 대학단지(56만7856㎡), 첨단산학단지(39만9610㎡), 실버산학단지(10만9340㎡) 등 4개 단지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산학단지 인근에 생활단지(3만3000㎡), 대학광장(5만 ㎡)이 있다.

모두 1조3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양산캠퍼스는 당초 2003년 8월 기공식 후 연차적으로 추진, 2007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이후 대학건물과 병원이 추가로 증설·변경되면서 완공시기는 오는 2012년으로 미뤄졌다.

특히 단지별 추진상황은 대별된다. 병원단지와 대학단지는 1년 정도 늦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병원단지의 경우 총 821병상 규모의 양산부산대병원과 240병상 규모의 어린이 병원 등이 2008년 10월 개원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병상 규모의 한방병원과 치과병원이 차례로 개원, 마무리 단계다. 실버·첨단산학단지는 첫 단계인 실시계획인가조차 받지 않은 상태다.


# 부산대 김덕줄 기획처장

- "美 스탠퍼드 산단 50년 걸려 캠퍼스 조성 더딘 것 아니다"
- 과다한 지반공사비 절감 위해 골프장 한시적 활용 불가피

 
"대학 내 산업단지로 유명한 미국의 스탠퍼드 연구단지의 경우 조성에만 5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에 비하면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조성사업은 매우 빨리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단기 대학발전계획의 수립·실행을 총괄적으로 관장하는 부산대 김덕줄(사진) 기획처장은 양산캠퍼스 조성사업의 진척이 결코 느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주민 입장에서는 캠퍼스 조성이 더딘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불과 5~6년 만에 새 캠퍼스에 병원시설과 의학계열 교육시설을 완성한 것은 국내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며 "실버·첨단산학단지의 경우 국내·외 경기와 맞물려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양산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산학단지 부지를 대중골프장으로 한시적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대학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첨단산학단지 부지는 연약지반이어서 2~3년 내 부지를 사용하려면 900억 원의 지반개량 공사비를 투입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그러나 자연적으로 지반을 다지는 데 15년 이상이 소요되고, 그동안 나대지로 방치하면 도심미관을 해치는 만큼 골프장을 조성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대학 측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산대 측은 올해 내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실버산학단지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버산업은 개발과 연구 등 국내 전문자료가 부족해 외국 캠퍼스와 미국 실버산업의 사례조사에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시설사업 기본계획용역을 시행, 수년 내 가시적인 결과물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양산캠퍼스 주요사업 추진상황

단지

주요시설

추진상황

병원단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2008.11 개원

어린이병원

치과병원

2009.10 개원

한방병원

2010. 3 개원

대학단지 

의학전문대학원

2009. 2 완공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

실버단지

 

미착공

첨단산학단지

 

미착공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입력: 2011.03.06 20:19 / 수정: 2011.03.06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