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백련암의 단풍 --- !!
해인사 백련암. 금일 2011년 10월13일 성철대종사 입적 18주년 칠일칠야 참회기도 법회가 진행되는 2째 날이다. 18주년째 7일 낮, 밤을 3,000배 원력으로 고인을 회상하는 추모 법회이다. 산천(山川)도 감응하며, 산새들도 슬피 운다.
원통전 앞마당의 우람한 돌탑은 천년의 역사를 지키며 섰고, 성철 대종사를 모신 고심원
3,000배기도 도량은 7일 낮, 밤을 참회 법회로 이어 나간다. 살아생전 이 우람한 돌탑사이
를 지나, 백련암 마당을 거닐며 기도 독려하시는 성철 대종사의 모습이 찾아주는 신도들의
가슴 속에 기억의 샘으로 안내되어 진다.
백련암 공양실 동쪽, 해우소 언덕위로 우람하게 포개어진 바위군락의 설치 미술이 저만치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아직도 물들지 않은 가을 단풍의 아열대 기온이 이곳 산사에
까지 늦여름 기운을 앉겨 주고 있음을 실감한다. 10년 전 이맘때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추위와 싸락눈이 날렸건만 --- !!
정념당(正念堂) 뒷담에는 아이비 담장이 넝쿨, 가을을 알리는 퇴색 빛이 역역하다. 길고 긴 겨울 여정으로 잠입 할 태세이다. 다시 봄이 오면 또다시 만날 재회의 기약이 있건마는 사람은 한번 가니, 두 번 다시 만날 길이 없구나.
" 우리 사람은 불성이 있어 깨치면 불생(不生)불멸(不滅) 영원히 사는 것이야 , 깨치지 못하면 몸만 바꾸는 윤회(輪廻)의 고(苦)를 벗어 나지 못하는 것이야, 때로는 사람으로, 혹은 짐승으로, 그러므로 깊이 닦아야 한다 . 그 말이야"
단지 언제인지 기약 없는 그 속의 시절인연이 있을 뿐이다.
아름답게 짙어 오는 산사의 부분 홍엽(紅葉)은 인간들의 육감 색(色), 성, 향, 미, 촉, 법, 의 한계를 뛰어 넘게 한다. 눈앞에 전개되는 아름다움과 향기, 부드러운 촉감에 넋을 잃은 인간은 끝없는 탐착과 파멸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것이 세속의 고(苦), 번뇌 이다.
윤회(輪廻) 고(苦)의 태동이 된다.
살아 온 세월이 길었지만 짧게도 느껴진다. 아직도 못 마땅해 만족을 추구할 일이 남았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이렇듯 끝없는 대상추구의 동물이다. 이 집착이 인간 서로의 탐욕으로, 살고 죽는 경쟁의 세계가 된다. 2시간 1,000배후의 허물어진 어깨는 나도 모르게 굽어 하심(下心)한다.
차라리 내가 죽고 네가 사는 세상의 배려를 본다. 성철대종사 살아생전 걷던 이 길이 발자국 마다 성성한 화두(話頭)로 재촉한다. 왜 ? 이 뭣꼬 ? 어째서 삼서근(麻參斤) 인가 ? 풀리지 않는 의문은 꼬리에서 또 꼬리를 문다.
가을 운치 속에 저물어 가는 해인사 백련암 성철대종사 18주년 참회법회가 이루어지는 고심원 2011년10월13일의 정경 이다. 경이의 신심(信心)이 이제 소멸해 가는 것인가 ? 붐비던 10주년에 비해 텅 빈 앞마당이 본래의 자리를 되찾는 듯하다. 원래 없는 공(空)한 것이다.
해인사 퇴설당 선원으로 가는 문, 쉬었다 가는 바위 고개 이다. 이 고개를 지나 넘으면 해인사로 가는 산길 1km의 산책길이 된다. 고심원(苦心院) 마당 앞 우측 편에는 원통전과 정념당이 나란히 이웃한다. 밝고 찬란한 가을의 따가운 햇살 아래 짙어가는 계절의 운치를 맛본다.
눈이 있으나 눈도 아니며, 코가 있으나 코도 아니고, 입이 있으되 할 말을 잊어 --- ! 무(無)고(苦)집(集)멸(滅)도(道), 고민이 없어지니, 탐착도 없어지네, 탐착이 없어지니 파멸도 없어지고, 멸함이 없어지니 구하는 도(道)가 없어진다.
이 고요한 마음의 평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 원래 없는 공(空)함을 알게 되면 마음속에 걸림이 없고 내 자신이 이 자연 속의 선량한 좋은 부분이 되니. 두려움도 없어지며, 잘못 될 일도 없다. 꿈에도 그리는 최상승의 과거 현제 미래의 크고 높은 자리도, 공(空)함을 찾는 수행의 결과에서 얻어지는 적광적정(寂光寂靜)한 마음의 평온 함이다.
눈이 있어도 눈이 아니며, 코가 있으나 코도 아니고,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다. 숨만 쉬는 천년 바위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 없다. 다만 --- !! 선(善)한 일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불기자심(不欺自心)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말라. 고심원에 걸린 성철스님의 남겨진 말이다.
이길용/mob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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