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바로 봅시다](13)
성철선사 법어집
*구도자의 질문
1. 생명(生命)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일체 만법이 본래 불생불멸(不生不滅)이어서 시공을 초월하여 거래(去來)가 없고, 생명도 거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화엄경에서도 ‘일체법 불생, 일체법 불멸’이라 하였고, 법화경에서도 ‘모든 법이 본래로 적멸상(寂滅相)’이라 하였는데, 이 적멸상은 생멸이 끊어진 불변상(不變相)을 말함입니다. 이 불생불멸을 진여, 연기, 실상, 법성, 유식, 유심 등 천명만호로 이름하나 그 내용은 다 동일합니다. 이는 우주의 근본원리이며 붓다의 대각자체(大覺自體)여서 일체불법이 불생불멸의 기반 위에 서 있습니다. 이 불생불멸의 상주법계(常住法界)에는 증감과 거래가 영절(永絶)한 무진연기(無盡緣起)가 있을 뿐이니, 이것이 제법의 실상(實相)입니다. 이 무진연기상의 일체생명은 성상일여(性相一如)이며 물심불이(物心不二)여서 유정무정(有情無情)의 구별이 없고 생명은 유정무정의 총칭입니다.
2. 불교의 이상은 인간의 범주에 머물러야 합니까, 아니면 초월해야 합니까?
불교에서 볼 때에는 생멸(生滅) 즉 진여(眞如)이므로 현실이 곧 절대입니다. 따라서 번뇌 즉 보리이며 중생 즉 부처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본래 일체를 초월하여 일체를 구족한 절대적 존재이니 다시 초월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불타가 출현한 것은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전하는 것뿐이요, 중생을 부처로 변성(變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3. 진정한 뜻에서 인간회복은 무엇입니까?
인간은 본래 일체를 초월하고 일체를 구족한 절대적 존재이니, 이것을 본래시불(本來是佛)이라 합니다. 이 본래 부처를 착각하여 중생이라 가칭하여 중생으로 행동하고 있으니, 이 망견(妄見)을 버리고 본래불(本來佛)인 인간면목을 확인하는 것이 인간회복입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인간의 본래면목을 덮고 있는 때와 먼지를 상세하게 규명하여 그 진애(塵埃)가 티끌만큼도 없도록 제거함을 인간회복의 본령(本領)으로 삼고 있습니다. 심경(心鏡)을 덮고 있는 이 진애인 망견을 추중(추重)과 미세(微細)로 양분하여, 추중은 제6의식 즉 현재의식이며, 미세는 제8식 즉 무의식입니다. 이것만 완전히 제거하면 자연 통명(洞明)하여 진불(眞佛)인 본래면복이 출현하는 것입니다.